뉴욕서 스타벅스 첫 노조 설립…50년 무노조 경영 마침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첫 노조가 탄생했다. 세계 최대의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스타벅스에서도 노조가 결성됨에 따라 향후 식음료 업계 전반에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것이란 전망이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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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뉴욕주(州) 버팔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첫 노동조합이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장에서 진행한 노조 설립 찬반 투표에 참여한 27명 가운데 1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로이터는 이번 노조 설립을 계기로 미국의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노조 설립 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지난 8월 뉴욕주 버팔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3곳의 직원들은 인력 부족과 불충분한 교육 등 근로 여건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노조 설립을 신청했다. 스타벅스는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용인하면서도 매장 3곳의 찬반표를 합산해 노조 설립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각 매장을 독립된 사업체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스타벅스 노조 설립은 의의가 크지만 한계도 명확하단 설명이다. 노조 설립을 신청한 곳은 3개 매장이지만 정작 노조가 설립된 것은 한 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조 설립을 실패한 두 곳 중 하나는 찬성 8명, 반대 12명으로 노조 결성에 부정적인 직원이 더 많았다. 나머지 한 곳에서는 직원의 20% 가량이 기권표를 던짐에 따라 투표가 무효화 됐다.
노조 설립을 두고 근로자 간 이견이 적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더욱이 미국 스타벅스 직원이 22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개 매장에서 노조가 설립된 것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1971년 창립된 이래 50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스타벅스에서 변화의 바람이 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노조 결성 성공에 애리조나주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노조 설립 투표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노조 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존 로건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교수는 “이번 스타벅스 노조 설립에 참여한 근로자 수는 적지만 그 결과는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라며서 “미국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노동자들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움을 딛고 성과를 낸 스타벅스 노조는 다른 노동자들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이번에 설립된 노조와 상생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로산 윌리엄스 스타벅스 북미 지역 사장은 “우리는 항상 하나의 스타벅스였으며, 앞으로도 항상 하나의 스타벅스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구축하는 파트너 대 파트너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